유명 인사, 연예인들의 자살뿐만이 아니라 자살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연간 평균 100만명이 자살로 사망하고 있고, 자살은 인간의 사망 원인 중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최근 연구에서 보고되었다.

미국의 경우는 연 25만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연 3만5000명, 즉 인구 10만명당 12.5명이 자살로 사망하며 10대 사망원인 중 8위를 차지한다.

한국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데, 한국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998년의 10대 사망원인 중 7위, 10만명당 18.4명이었던 것이 2008년에는 인구 10만명당 26명이 자살로 사망하였고, 10대 사망원인 중 4위를 차지하였다. 2012년에는 인구 10만명당 33명이 자살로 사망하는 등 자살이 우리나라에서 급격히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현재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 자살의 증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15~24세 청소년 사망 원인의 3번째를 자살이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수십 년간 이들의 자살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 자살의 증가 이유는 가족 간 유대가 느슨해지는 사회적 환경의 변화, 자살을 보는 태도의 변화, 자살 방법의 용이성, 소아, 청소년에서의 정신 병리의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유발 요인으로는 부모의 불화 및 이혼, 부모와의 불화, 부모 상실, 가까운 사이의 붕괴, 진학실패 및 성적부진, 권태감 등으로 여겨지고 있다.

자살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고려할 수 있는데 그 중 생물학적 원인으로는 가족적인 경향 및 세로토닌이라고 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신적 원인으로 자살은 우울증과 관련이 높으며, 특히 절망감(hopelessness)과 관련이 있다.

정신분석학적으로 자살은 자기 자신으로 향하는 공격성의 결과로서 나타난다고 하며, 프로이드는 자살이 자신이 동일시한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무의식적 공격이라 하였다.

정신적으로 심한 혼란 상태에서 살인적인 분노가 반전되어 상대를 자기 자신과 무의식적으로 동일시하여 자기 자신을 살해함으로써 상대방을 죽이는 목적 달성을 하는 것이며, 이를 반전 살인으로서의 죽음(death as retroflexed murder)이라고 한다.

또한, 자살에 의해 똑같이 상대를 버림으로써 복수하는 심정으로 자살을 하는 경우(death as retaliatory abandonment)가 있으며, 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 소녀’에서 보는 자살과 같이 죽은 자와의 재결합으로서의 죽음(death as a reunion)과 자기 징벌로서의 죽음(death as self punishment), 재생으로서의 죽음(death as rebirth) 등이 있다.

사회학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19세기 말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켕(Emile Durkheim)은 자살을 다음 3가지 형태의 사회적 범주로 구분하였다. 첫째, 이기형 자살(egoistic suicide)은 개인이 그가 속한 사회집단 내에 강하게 통합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자살로서 가장 많은 경우이다. 둘째, 이타형 자살(altruistic suicide)은 개인이 그가 속한 사회집단 내에 지나치게 융합, 결속되어 그 집단을 위해 희생적으로 자살하는 것으로서 순교가 이에 해당된다. 셋째, 아노미형 자살(anomic suicide)은 개인이 사회에 대한 적응이 갑자기 차단, 와해되어 자살하는 것으로서 갑작스러운 경제적 파산, 사회경제적 공황상태, 갑작스럽게 벼락부자가 된 경우 등이며,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유명 인사의 자살 등이 이에 해당된다.

우리나라에서 왜 이렇게 자살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가에 대해 고찰해보면, 그 어느 나라보다 최근 몇 십년간 고속의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급변하는 경쟁적인 사회 속에서 상대적인 박탈감, 좌절과 절망감을 더욱 갖게 되는 것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물질만능주의의 팽배가 정신적인 가치보다 우위를 차지하여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하고, 가족 지지 체계와 공동체적 삶의 와해로 인한 인간관계의 단절, 고립감 및 이로 인한 독신의 증가 등이 현재 우리나라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살은 비단 그 당사자뿐만이 아니라 그 가족,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고통을 주며, 자살로 인한 잠재적인 사회경제적 손실 및 자살 시도자 치료에 대한 의료비 증가 등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더욱 많은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