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호에 감기와 폐렴,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러면, 도대체 누구는 감기에 걸리고, 누구는 폐렴으로 이환이 되고 하는 것인가?

최근 신종 플루 독감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도 다 걸리는 것은 아니다. 감기를 포함한 여러 감염성 질환들은 전염성(infectivity)과 면역력(immunity)의 균형이 깨질 때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마치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vulnerability)과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균형이 깨질 때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 건강 문제가 발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우울’의 한자어는 憂鬱로서, 憂(근심 우)자와 鬱(답답할 울)자로 이루어져 있다. 憂자는 頁(머리 혈)과 心(마음 심)의 합자로서 머리가 위에서 무겁게 마음을 짓누른다는 뜻에서 근심하다를 뜻하며, 鬱자는 뜻을 나타내는 울창주 창(鬯)部와 音을 나타내는 글자 林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다. 울창주는 튤립으로 만든 술로서 매우 강한 향을 머금은 술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나무와 뚜껑 등으로 꾹 눌러 놓은 형국이니 얼마나 답답한 상태이겠는가? 즉 우울은 근심이 들고 답답한 상태라고 한자어로 풀이할 수 있겠다.

사소한 일에도 너무 과도하게 걱정을 하거나 불안해하면 이는 병적이라 할 수 있으며 ‘범불안장애’라는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하였다.

‘걱정’에 대한 한자어는 없으며 순우리말이 아닌가 할 수 있겠는데 이 어원에 대한 풀이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영어로 걱정의 뜻인 ‘worry’의 어원은 ‘war in’이며, 즉 마음의 전쟁 상태라고 풀이할 수 있다. 또한 회복탄력성 ‘resilience’의 어원은 ‘re(again) + sil(spring) + ence’로 이루어졌는데, 즉 마음의 전쟁 상태로부터 다시 튀어나오는 힘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한 편으로는 인생이라는 것이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작은 것에서부터 다소 큰 일로 인한 스트레스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런 스트레스에 대해 얼마나 취약하냐는 것과 이런 스트레스를 겪더라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정신 건강 문제를 일으키느냐 않느냐의 과제인 것이다.

최근 정신 건강 영역에서 역경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개념이 대두되었고, 그 요인을 7가지로 나누어 회복탄력성지수(RQ, resilience quotient)가 고안되었다.
나의 회복탄력성은 얼마나 될까? 다음의 항목 14가지를 ‘전혀 아니다 1, 대체로 아니다 2, 보통이다 3, 대체로 그렇다 4, 매우 그렇다 5’ 점으로 한번 평가해보자(하단 표 참조).

회복탄력성 지수의 평균 수준은 46점으로서, 55점 이상이면 상위 10%, 52점 이상이면 상위 20%로 대단히 높은 회복탄력성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만약 41점 이하의 점수는 하위 30% 수준으로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

물론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지만, 봉사 정신이나 이타심과 함께 부모의 사랑이나 타인의 배려 등을 통한 감정적 경험에 의해서도 상향조정 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존재 자체를 가치롭게 여길 수 있는 자아존중감이 중요하다.
 

회복탄력성지수(RQ, resilience quotient) 01.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나는 내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 02. 당장 해야 할 일을 방해하는 일이 생겨도 무시하고 일을 잘해낼 수 있다. 03. 비록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일단 내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편이 더 낫다. 04. 문제가 생기면 여러 가지 해결 방안들에 대해 생각한 뒤에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05.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보면 어떤 감정인지 알 수 있다. 06. 첫 번째 해결책이 효과가 없으면 효과가 있는 것을 찾아낼 때까지 계속 여러 해결책을 생각해본다. 07. 나는 호기심이 많다. 08.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또 나의 생각이 내 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아챈다. 09. 문제가 생길 때 처음 떠오르는 생각들이 무엇인지 나는 안다. 10. 누가 어떤 문제에 대해 과잉반응을 보이면 나는 그 사람이 그날 우연히 기분이 나빠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11. 문제가 생기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신중하게 생각한 뒤에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12. 슬퍼하거나 화를 내거나 당황하는 사람을 보면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알 수 있다. 13. 나는 내가 대부분의 일을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14. 나는 새로운 것들을 좋아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