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등록(registration), 저장(stor age), 회상(recall) 이라는 3가지 과정을 거친다. 기억은 단기기억(short-term memory)과 장기기억(long-term memory)으로 나눌 수 있는데, 단기기억은 말 그대로 단기간 기억되었다가 휘발되는 것으로, 컴퓨터로 치면 RAM(Read Only Memory)과 같은 것이다.

장기기억은 단기기억이 혹은 직접적으로 정보 그자체가 강화(consolidation)라는 과정을 거쳐 뇌에 저장되고 이후에 회상이라는 절차를 거쳐 의식하게 되는 것으로 컴퓨터로 치면 하드 디스크 같은 것이다. 또한 기억은 크게 선언적 기억(declarative memory)과 비선언적 기억(nondeclarative memory)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선언적 기억이란 사실과 사건 그 자체에 대한 기억,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의식적 기억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비선언적 기억은, 예를 들어 손가락 빠는 행동, 피아노 치는 행동과 같이 의식적 과정 없이도 일어나는 기억을 얘기한다. 대개 치매 혹은 기억 상실증 같은 질환에 이환되었을 때에도 선언적 기억에 주로 문제가 생기고 비선언적 기억은 대체로 유지된다.

출생 시에도 단기기억(short-term memory)과 비선언적 기억(nondeclara tive memory)은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2~3세까지는 뇌의 발달 과정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아 정보를 강화(consolida tion)라는 과정을 거쳐 뇌에 저장하는 작업이나 선언적 기억을 담당하는 뇌구조의 기능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그 이전에 획득된 기억을 의식하지 못하게 된다.

‘치매’란 일단 정상적으로 성숙한 뇌가 후천적인 원인에 의한 뇌의 손상으로 발생되며 의식의 장애가 없이 전반적인 지능, 학습, 언어 등의 인지기능과 행동, 정신 기능의 감퇴를 초래하는 질환으로 정의할 수 있다.

과거에는 치매를 망령, 노망이라고 부르면서 노인이면 당연히 겪게 되는 정상적인 부분 즉 노화에 따르는 생리적인 현상으로 간주됐으나, 이는 잘못된 견해이다. 주로 65세 이후의 노년기에 나타나며, 심장병, 암, 뇌졸중에 이어 4대 주요 사망 원인이다. 65세 이상에서 5~7%, 80세 이상에서는 30~40%가 치매에 이환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노인 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노인성 치매의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환자 자신은 물론 가정과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며 종합적인 치료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를 들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자주 되풀이해서 물어보고, 평소에 아주 익숙해 있던 일도 잘하지 못하고, 말할 때 적절치 않은 단어를 사용하거나 의사전달이 잘 안 되며, 시간과 장소의 감각이 없어지고, 판단력이 떨어진다.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잘 모르고, 물건을 어디다 두었는지 모르고 엉뚱한 곳을 찾기도 한다. 기분과 행동이 짧은 사이에 순간적으로 변하기도 하며, 성격이 급변해 흥분과 의심, 두려움을 반복적으로 나타낸다.

치매 환자의 약 10~15%는 조속한 원인적인 규명 및 적절한 치료 시 가역적으로 회복되기도 하나, 대부분의 경우는 비가역적으로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치매 환자와의 생활 시 유의해야 할 사항으로는 자극을 피하고 가급적 수용적 태도가 필요하며 되도록 환자와 논쟁적이지 말아야 한다. 특히 골절이나 두부 외상 등의 안전 관리에 주의해야 하고, 약물은 신중히 사용하며, 특히 많은 종류의 약물을 동시에 투여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치매의 치료는(엄밀하게 말하면 관리의 차원) 크게 인지장애의 치료와 문제행동의 치료로 대별되는데, 더 이상 치매가 진행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콜린성 제제 등의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행동이 난폭하거나 수면장애 시는 소량의 항정신약물 및 항불안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정신, 행동, 인지, 가족치료 등의 심리적 치료와 사회복지, 대인관계 기술 훈련 등의 사회적 치료 및 재활치료 등을 들 수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치매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정신적으로 건강한 노후를 맞는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