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호에서 임신, 출산 시기에 우울증이 빈번하게 발생되며 이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이후 재발성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고, 아이의 발달 및 가족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등 산모의 정신 건강 관리가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산후우울증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나 산전우울증, 즉 임신 중 우울증 또한 산후우울증만큼이나 많이 발생되는 것으로 최근 밝혀지고 있다. 대개 임신 여성의 10%가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이 시기의 우울증은 덜 인식되고 덜 치료되는 문제와 함께 여러 가지 신체적 불편과 겹쳐 혼동되기 때문에 ‘치료적 고아’ 상태라고도 한다. 대체적으로 불안과 초조, 긴장감이 최대로 증가하는 임신 7~8개월 전후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적으로 정상적인 임산부는 임신을 통해 여성 자신이 여성으로서의 현실감과 주체성을 새롭게 느끼게 되고, 기본적인 자기애적인 욕구를 만족하여 창조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는 계기로 승화시키는 심리 반응을 보인다.

반면에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임산부는 자신이 조절할 수 없는 정도의 증상으로 나타나고, 미성숙한 방어 기제를 이용한다. 부정적 반응이 일어나는 원인으로는 출산에 대한 공포와 어머니의 역할에 대한 자신감 결여 및 공포감이 과도할 경우이며, 임산부의 어머니가 과거 그 역할을 제대로 못했을 경우에 문제 발생이 증가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현 남편에게 애정도 없고 떠나고 싶은 경우(예, 강간 후 결혼)는 임신 자체를 부정해야 할 대상일 수 있고, 임산부 자신의 사회적 욕구 혹은 자기애적 욕구가 심한 경우 임신은 단지 자신의 욕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사건일 뿐이라고 인식할 수 있으며, 남편이 남성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 심리적 불안이 항상 내재하여 본인이 해결해야 할 하나의 짐이 늘어남으로써 임신 자체에 부정적 생각을 갖는 경우 등이 있을 수 있다.

임산부의 우울증 등 정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남편의 관심과 역할이 중요한데, 임신 중 입덧 등으로 고통받을 때 아내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해주고 아내의 안정을 위해 격려와 위안을 아끼지 말아아할 것이다. 또한 출산이 다가올수록 출산 용품 등을 비롯한 출산 준비 등 출산 계획을 함께 논의한다든지, 아내의 감정 기복을 포용하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기분 전환을 위한 여러 노력과 함께 대화를 많이 나누도록 해야 한다.

임신 중 우울증이 발생하게 되면 산모 자신의 고통뿐만 아니라 가족, 특히 남편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영양 소홀 등의 산전 관리 소홀 혹은 술, 담배, 약물 복용 등의 위험성이 증가되어 태아에게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한 산모의 증가된 스트레스에 노출된 태아들은 태아 신경계 성숙을 지연시키고, 신생아의 스트레스 반응에 문제를 일으키며 아기의 인지, 정서 발달에 악영향을 준다.

따라서 임신 중 우울증에 대해 적극적인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데, 이익-위험 인자를 분석(risk-benefit analysis)하여 치료를 받지 않을 때의 위험성이 약물치료의 위험성을 능가할 경우에는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임신 중 복용해도 비교적 안전한 약물들이 많이 개발되어 임상에서 많은 산모들이 도움을 받고 있다.

임신, 출산 시기의 여성, 즉 산모의 정신 건강 관리는 어쩌면 더 나아가 국민 정신 건강에 매우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앞으로 이에 대하여 국가적으로 더욱 큰 관심과 정책 수립이 필요할 것이다.

 

<산후 우울증의 예방> 1. 자신의 감정이나 증상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을 찾으십시오. 2. 자신이 무엇이든지 다하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서 배우자나 가족구성원 혹은 친구들에게 집안일, 아이 보기 등을 부탁하십시오. 3. 휴식을 취하려고 노력하십시오. 아기가 잘 때는 되도록 같이 자도록 하십시오. 4. 만약 너무 지치고 힘들고 육아가 힘겹게 느껴지면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기고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십시오.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아기를 돌보는 것보다는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갖고 안정을 찾는 것이 모두에게 이롭습니다. 5. 영양을 생각해서 균형 있는 식사를 하도록 노력하고 카페인, 알코올 그리고 설탕 섭취를 피하십시오. 6. 배우자와 대화하는 시간을 늘리십시오. 7. 비록 힘들게 느껴지고 귀찮더라도 운동을 하십시오. 집 밖으로 나가 적어도 20~30 분이라도 걸어 다니십시오. 8. 주저하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상의하도록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