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발들이 숲을 이룬 서면 인도에 발 없는 자벌레가 목을 수레에 싣고 숲속을 기어다닌다 목 속에서 경소리 끝이지 않는다 그는 땡그랑 떨어지는 낙엽소리가 생이므로 그 소리 주우려고 아슬아슬 숲 속사이를 비집고 푸른 숲 속에 고사목처럼 쓰러져 절규하듯 경만 읽어 내리며 밤이 어서 오기를 기원하는 것도 수레에 실은 목이 무겁기 때문이라고 몸으로 글씨를 쓴다 나는 조금의 낙엽소리를 들려주고 지구를 배로 밀고 가다가 무덤처럼 엎드린 그 곁을 비우며 겨울바람 굴러가는 소리에 무거운 외투의 단추를 잠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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