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한시 불규칙 뇌파에
잠은 심해로 사라지고
난파된 사색들이 유성처럼 떠돌아다닌다.
사색의 비늘들이 얼마쯤 떨어져야 잠의 바다로
드는 가 떨어진 큰 비늘 하나가 갑자기 비몽사몽간에
판초우의를 둘러쓰고 구원병으로 달려온 옛 전우를 만났다.
지난 날 적의 포위망을 뚫고 탈출한 허수아비였다.
적들이 핵탄두를 타고 달려가며 웃음 짓는 얼굴을
나는 우주선 타고 뒤쫓아가는데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어렴풋한 환상속에서 더욱 점점 우주를 뒤덮은 먹구름사이로
아득한 산 너머에는 알 수 없는 기체가 피어오르고 있다.
전우의 넋이 노병이 아니 누가 무궁화 꽃을 피우려는지
나의 환상이 미래의 향기에 싸여
내 몸은 숙면의 늪 속으로 침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