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의 한켠에 서있는 너
언제나 가슴 열려 있어 더듬어 오르면
내 눈을 휘휘 저어 끌고 다닌다.
내 지쳐 너의 가슴 베고 누우면
지나가는 산 문둥이들도 반갑구나
욕정을 인내하며 말없이 누운
너의 따뜻한 옷섭에 싸여
나 일상을 잊어버리고 누워있다.
그러나 너의 단꿈 깨우려고
아리랑의 음 율을 옹알거리네
아름다운 너의 콧등에 피흘리며
박해하는 모든 것들이
너의 몸을 짓밟고 지나간 질곡에서
하늘의 눈물을 기다리며
갸날픈 숨소리 듣는다.
초록빛으로 장엄한 성 앞에서
엑시터시를 느끼며 처연히 쓰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