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온 숲 속의 아파트
동해를 바라보고 있어
아침 햇살에 눈 부셨다.
날마다 다른 모습으로 속삭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새집에 마음 묻고 눈물로 결별한 옛집 지우려는데
바닷가 모롱이를 들 때마다 낡은 바람이 가슴으로 배어들면
편주에 몸 싣고 먼 곳으로 뱃머리를 돌려버린 그대가 그리워진다.
발길 돌려 당신의 마음 느껴 볼까 나도 몰래 옛집을 찾아가면
성도 이름도 낯선 문패 앞에서 눈썹에 이슬만 맞고 발길 돌린다
돌아보면 창 밖에 갈매기 한 마리 끼룩끼룩 울음소리 허공에 토하며 날아간다.